브리태니커와 구글에도 안 나오는 인류 지식의 최신 보고서
카트린 파지크, 알렉스 숄츠 지음 / 태경섭 옮김
(154p) 인간의 무지 │ 여성의 사정
한편으로 생각하면 여성의 사정이나 G-스폿 같은 기초적이고 비교적 어렵지 않게 연구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다. 다른 핝편으로는 클리토리스조차도 16세기에 이르러서야 - 이것이 시장으로 편입된 지 수억 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야 - 비로소 의학 문헌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클리토리스는 이미 16세기 전에도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에 의해 이미 여러 번 거론되었으며 17세기에도 덴마크의 해부학자 카스파르 바르톨린은 앞선 연구자들이 클리토리스를 발견했다고 자랑했을 때 그것은 이미 고대 고마인에게 잘 알려져 있었던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여성의 사정은 카마수트라에 이미 쓰여 있으며 아리스토텔레스나 몇몇 다른 그리스인, 그리고 포르노그래피 문학작품에서도 종종 다루어졌다. 18세기에 들어오기까지 '여성의 씨앗'이 없으면 임신은 일어날 수 없다고 추측했다. 심지어 예를 들어 리하르트 폰 크라프트에빙, 막스 마르쿠제, 헤블록 엘리스, 마그누스 히르슈펠트 등의 20세기 성과학자의 글에서도 '여성의 사정'은 등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미 그 직후 여성의 사정에 관한 문제는 적어도 의학 문헌에서 한물간 문제가 되었고, 몇 십 년 동안 이구동성으로 남성의 소망이 낳은 신화로 여겨졌다.
성과학은 일반적으로 1920~1930년대의 짧은 전성기 후에 매우 느린 속도로 발전했다. 무엇보다 그 이유는 - 미국과 유럽 - 대학에서 오르가슴 연구를 하려 할 때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사람들은 대학에서 오르가슴 연구가 너무 많은 반면에 그 결과물은 미약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날까지도 대부분의 의학도들은 여성 신체의 이 부분에 관한 농의에 있어서 포르노그래피를 주의 깊게 보는 사람들보다 더 알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다. 요즈음은 여성의 사정에 관한 논쟁이 어느 정도 없어졌지만, 그 자세한 내용은 예나 지금이나 불투명하다. 이와 반대로 남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왜, 어떤 기관의 도움으로 사정이 이루어지는지 명확하게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의 해부학자 레흐니르 데 그라프는 여성 성기관의 문제에 전념한 최초의 인물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가 1672년에 쓴 '여성의 전립선'에 관한 글을 보면 여성의 전립선은 남성의 경우처럼 요도 주위를 둘러싸고 있으며, 배출 때는 남성 전립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쾌감을 일으킨다. 그는 그리스 해부학자인 칼케곤의 헤로필로스(기원전300년)와 그리스 의사 갈레노스(2세기)의 글을 인용하면서 전립선의 분비물은 부분적으로 요도로 분비된다고 추측했다.
1880년에 스코틀랜드의 산부인과 의사 알렌산더 스킨은 여서으이 요도 옆에 붙은 - 자신의 이름을 딴 스킨Skene 선에 관한 글을 썼지만 그 기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그 다음에는 1926년에 네덜란드의 산부인과 의사 테오도르 헨드리크 반 데 벨데가 그의 베스트셀서 『완전한 결혼』에서 여성의 사정에 관한 가능성을 상세하게 언급했다. "어쨌든 여성의 일부가 사정에 이른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그는 썼다. 이 액체의 원천을 그는 질구를 축축하게 하는 바르톨린 선에 있다고 추측했다. 반 데 벨데에 따르면 스킨 선은 사출될 수 있는 분비물이 모일 수 있기에는 크기가 너무 작다.
1950년에 독일의 산부인과 의사 에른스트 그레펜베르크가 마침내 '요도를 따라 질 입구 벽에 있는 성적 자극에 민감한 부분'을 언급했다. 그는 이 부분을 자신이 직접 겪은 '수많은 여성과의 경험'으로부터 입증했다. 그레펜베르크의 글을 보면 그의 자료가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이 분명하게 눈에 띈다. 그의 글에 나타나는 개방성은 그 이후 성과학의 텍스트들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다. 그레펜베르크에 따르면 몇몇 여성은 오르가슴의 순간에 비교적 많은 양의 투명한 분비물을 요도에서 배출하는데, 그것은 오줌이 아니라고 한다. (물론 실험실에서 검증된 것은 아닐 것이다) 조심스럽게 발표된 그의 가설에 따르면 요도 안쪽에 있는 선에서 나온 분비물로서 앞서 언급된 성적으로 민감한 부분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활유로서의 기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윤활유 기능이라면 분비물의 오르가슴에 도달했을 때에야 비로서 분비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1953년에 그레펜베르크의 논문은 수정을 거쳐 성과학 전문서적 속에서 하나의 장으로 포함되어 발표되었다. 개정된 글에는 개인적 입장에 대해 말하지 않고 있다. 여성의 사정에 관한 부분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삭제되었다.
그레펜베르크의 논문은 처음에는 거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성 연구자인 앨프리드 킨지와 그의 동료 연구자들은 1953년의 『여성의 성적 태도』라는 영향력 있는 저작에서 "오르가슴에 뒤따르는 질의 근육 수축이 …… 성 분비물을 짜내고, 어떤 경우에는 힘으로 밀어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킨지의 글에서는 그레펜베르크가 말한 '성적으로 민감한 부분'이 더 이상 언급되지 않으며 질의 내부는 무감각한 것으로 서술되었는데, 그 이유는 무엇보다 킨지가 프로이트에 의해 결정적으로 부각된 '질 오르가슴'을 제거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킨지의 생각은 과학적으로 전혀 합당하지 않지만, 많은 여성은 킨지에게 감사해야만 할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은 여성이 '정신적인 성적 성숙' 과정에서 '좀 더 성숙된' 질 오르가슴을 위해 클리토리스 오르가슴을 포기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킨지 이후 25년 동안 한두 번의 조심스러운 발언을 제외하곤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었다. 성 연구자인 윌리엄 매스터스와 버지니아 E. 존슨이 1996년에 그들의 선구적인 연구서인 『성적 반응』에서 최초로 인간의 성적 태도에 대한 실험을 바탕으로, 여성의 사정은 비록 널리 받아들여지긴 하지만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중에 매스터스와 존슨은 소수의 여성들이 사정과 흡사한 성적 반응을 보인다는 점을 시인했지만, 이를 요심금 현상으로 설명하면서 의사의 진단을 받을 것을 권했다.
여성운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1970년대 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여성의 사정은 재발견되었고, 1980년대에는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1982년에 심리학자이자 성 상담자들인 앨리스 칸 레더스, 베벌리 위플, 존 D. 페리가 『G-스폿, 그리고 성에 관한 최근의 발견들』이란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 이 책은 오늘날 널리 통용되는, 그레펜베르크가 말한 성적으로 민감한 부분으로 잘못 오해되고 있는 'G-스폿' 부위를 널리 알려지게 하였다. 처음으로 '그레펜베르크 존Zone'에 대한 상세한 연구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시작되었다. G-스폿 부분은 오늘날에도 이따금씩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 질 안쪽의 G-스폿 부분에 위치한 수많은 신경과 이 밖의 해부학적 특수성을 지닌 부분은 입증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레펜베르크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레펜베르크 존은 오히려 그 부위에서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질 안쪽의 예민한 분비조직이 자극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성적으로 민감한 곳으로 여겨진다.
1980년대부터 여성의 사정이라는 의견이 분분한 현상은 때로 실험에 의해 연구되었다. 유감스럽게도 채취된 분비물을 성행위 시에 나오는 다른 분비물과 따로 구분해서 얻어내는 것은 쉽지가 않다. 어쨌든 실험에서 종종 - 늘 그런 것은 아니고 - 채취된 분비물은 오줌과 비교해서 RAP(prostataspezifische saure Phosphatase)나 과당이 높은 수치를 나타내었다. 이 두 물질은 남성 사정액의 특징적인 물질이다. 이에 반해 오줌의 중요한 구성 성분인 요소와 크레아틴은 대부분 적은 수치를 보였다. 나중에 RAP는 물론 질의 분비물에서도 발견되었다. 뿐만 아니라 적어도 이 액체의 일부분이 방광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요도 내에서 단지 내분비액과 섞인 것인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더욱이 다양한 여성들이 개별적으로도 그렇고, 생리주기에 따라서도 다양한 성분의 분비물을 배출했다는 점이 어려움을 더한다. 채취한 분비물이 하얀색인 때도 투명한 때도 있고, 때로는 오줌과 비슷한 때도 있으며, 보고서에 적혀 있는 양도 10~900ml로 다양하다. 오줌 이론과 반대되는 현상은, 모든 인간의 절반 가량이 아스파라거스를 섭취한 뒤 오줌에서 나오는 독특한 아스파라거스 냄새가 여성의(또한 남성의) 사정 후에 나오는 분비물에는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재현된 적이 없는, 캐나다 연구자인 어윈 벨저가 가르치고 있는 한 여학생이 개인적으로 실험한 결과 오줌에 투여했을 때 오줌을 푸른색으로 만드는 약품이 사정액에는 거의 작용하지 않았다.
1980년대 말에 두 가지 중요한 연구 결과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나왔다. 조사에 응한 여성의 39.5%가 한 번 또는 여러 번에 걸쳐 사정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65.9%는 질 안쪽의 민감한 부분에 대해 말했으며, 이들 가운데 72..6%는 이 부분을 자극하면 오르가숨에 이를 수 있으며 절반 이상은 계속 클리토리스를 자극하지 않고도 오르가슴에 이를 수 있다고 답했다. 한편 전체 가운데 82.3%에 이르는 여성이 개인적으로 사정을 경험했다고 한다.
따라서 우선은 모든 여성의 10~40%가 적어도 여러 번 사정을 경험한 것으로 생각되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믿음은 성과학자인 프란시스코 카벨로 산타마리아가 1996년에 여성의 오즘을 이른바 PSA(prostataspezifische Antigen)로 분석할 때까지만 지속되었다. PSA는 그 명칭이 의미하듯이 본래 남성 전립선에서 생성된 물질이다. 그는 피실험자의 75%가 오르가슴 후에 (그 이전보다) 더 높은 PSA 농도를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산타마리아는 이 결과로부터 모든 여성이 사정을 할 수 있긴 하지만, 그렇게 나온 액체는 대부분 방광으로 흘러들어간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이것은 남성에게도 나타나는 '역행성 사정'이라고 알려진 현상이다. 2004년에 진행된 성과학자인 게리 슈백의 실험에서는 사정을 경험하는 피실험자들이 - 이들의 방광은 오르가슴 이전에는 도뇨관을 통해 텅 비워냈다. 오르가슴에 이르러서 50~900ml의 분비물을 생산했다. 이 액체는 방광의 도뇨관을 통해 채취되었다. 다시 말해서 완전히 방광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 액체가 지닌 요소와 크레이틴 성분은 분명히 오줌보다 낫았다. 방광의 도뇨관이 요도로 향하는 길을 박기 때문에 채취된 액체는 요도로 흘러들어가는 분비물에서 나올 수가 없었다. 방금 깨끗하게 비워진 방광에 잠시 후 오줌과는 다른 특성을 가진 책체가 어떻게 다시 모이게 되는지는 이 실험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슈백은 성적 자극이 방광에 이 액체를 모이게 한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론한다.
따라서 실제로 해명된 것은 거의 없다. 어쨋든 시간이 흐르면서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는 사실은 소수의 여성만이 아니라 모든 요성의 요도 주위에 분비조직이 있고, 이것은 구조와 기능 면에서 남성의 전립선과 유사하며, 이곳에서 분비되는 것 일부는 요도 안으로 일부는 요도 입구에서 흘러내린다는 점이다. 이 분비조직은 기능을 잘 발휘하기도 하고, 1980년대 말까지도 여전히 그렇게 믿었던 것처럼 단지 퇴화된 잔여 조직이기도 하다.
연구는 지금까지 크게 진척되지 못했다.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분비조직인 '여성 전립선'이 크레펜베르크 존을 성적으로 민감한 부분으로 만드는 지는 예나 지금이나 불분명하다. 그리고 이 분비물이 적어도 일부분의 여성들에게는 지금까지 생각되던 것보다 훨씬 왕성하게 나오는지도 의문이다. 또한 사정이 성적반응의 일부분인지, 만약 그렇다면 사정은 어떤 목적에 기여할 수 있는지, 혹시 부차적인 결과물은 아닌지도 해명되어야 할 것이다. 분비물이 실제로 완전히 또는 일부분만 방광에서 나온다면 방광괄약근이 요도 부근의 자극에 의해 열릴 수 있는지, 열린다면 어떻게 열리는지도 의문이다. 정반대로 대부분의 남성이 경험으로 아는 성적 자극이 결코 방관괄약근을 열게 하지는 않는다. 왜 여성이 남성과 반대되는 현상을 보이는 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G-스폿이 좀 더 전확하게 연구되는 대신에 점점 새로운 부분들이 시장에 등장했다. 예를 들어 K-점(이것은 전혀 새로운 클리토리스가 아니다)과 A-점 같은 부분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B와 Z사이에 있는 22개의 점들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그 각각에 이름을 붙이는 일도 연구자들의 과제일 것이다.
사정액이 정확히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어느 곳에서 생산되는지 해명될 수 있다면 그것은 다른 무엇보다 영국의 검열 관청인 '영화등급위원회'의 일에 도움을 줄 것이다. 영국에서는 영화의 섹스 장면에서 소변 행위와 관련된 모든 장면이 금지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불법적인 부도덕한 행위들에 견주어서 여성의 사정은 해롭지 않은 장면으로 간주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세기의 성에 관한 문헌들, 예를 들어 셰어 하이드의 베스트셀러인 『하이트 리포트The Hite Report』처럼 거의 2,000명에 이르는 여성들의 성 경험을 조사한 글에서 여성의 사정이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반대로 오늘날에는 인터넷 사이트나 메일 주소록에서 이러한 문제를 물어보면 즉시 수많은 여성이 직접 경험한 일을 말해 준다. 여성의 사정이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말할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되서어 말해지지 않거나, 요실슴 때문에 부끄러워서 침묵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과학은 어쩌면 전혀 새로운 성기관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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