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나는 누군가에게 쫒겼다.
어떤 이유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을 잃어버린게 아니라 사건의 시작부터 쫒기고 있다는걸 자각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쫒겨다니는게 아니라 적극•능동적으로 루트를 개척, 길을 뚫고 다녔다.
100% 의도한대로는 아니었지만 나름 괜찮은 느낌으로 비행을 활용하기도 했다. (평소의 악몽에서는 비행이 아니라 부유의 느낌으로 떠다니기 일쑤였고, 한번 뜨기 시작하면 다시 지상으로 돌아가는게 거의 불가능했다.)
그 도중에 적을 잡으려고 덫을 놓는 등 추적자의 피를 보는걸 주저하지 않았다.
어쨌든 전반적으로 아래에서 건물 위로 피하는 느낌이었고 결국에는 거대하고 꽤 견고해보이는 높은 건물에 고립되었다.
당장에 발각되거나 포위된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에는 벽이나 유리창을 부수고 밖으로 나가서 뛰어내려야 할 것만 같았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심장을 붙잡고 잠에서 깨어났다.
(깨자마자 한 행동이 스마트워치로 심장 박동수를 잰 것이라서 차분한건지 흥분한건지 모르겠다.)
보통 잠에서 깨고나면 실시간으로 기억을 잃어버리고는 하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두근거리며 잠에서 깬 탓일까?
여태까지 어느정도 또렷하게 기억이 남아있다.
두려움은 진작에 사라졌지만 평소와 다른 기억의 흐름 때문일까 상당히 이상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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