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의 머리속에는 큰 상처가… CT, MRI 촬영을 해보면 대뇌 한가운데 새하얀 커다란 자국이 선명히 남아있습니다.
쓸데없는 기억이라고 생각하지만, 상당부분 기억도 손상되어 있습니다. 대략 2005~2007년 그러니까 3년 정도의 일상.
편범한 생활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기억력이나 동시에 여러작업을 할 수 있는 이른바 멀티태스킹 능력도 대폭 감소했…

죽을 상황에서 살아 돌아왔기 때문에 되려 감사히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이번 기말고사 전까지는 말이죠.
어쨋든 대학에서 맞은 시험은 두번째, 중간고사 볼 때는 뭐 그럭저럭 잘 넘겼습니다만 기말고사는 다르네요.

단순한 계산&암기의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공대생으로써 수식계산능력이 딸리는 건 큰 문제지만 그건 일단 제껴두더라도 말이죠. 의사가 우려했던 감정중추 손상이 무엇이었는지 이번 기회로 뼈저리게 심감했습니다. 제가 다친 부분이 이른바 '감정중추' 이기 때문에 기분이 급격한 UP, 이유없는 DOWN 될 수 있다고 의사는 말했지만 설마 했습니다.

그리고 기어코 설마가 아무를 잡았습니다.

기억력이나 활용력이 떨어진건 어쩔 수 없는 거고 그건 수 노력여하에 따라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느닷없이 찾아오는 우울증은 정말 감당하기 힘듭니다. 이게 시험기간에 찾아와버리면 시험준비가… 준비가… 준비가…

미리미리 차곡차곡 준비하는 수밖에는 없나 봅니다.
이건 공부를 할 수 없다기 보다는, 공부하려는 의도 자체를 송두리체 날려버리는 효과가 있더랬습니다.

아 우울합니다. 이제 시험은 두 개 남았고 방학이 곧이지만 그래도 우울합니다. 하~ 아~ 저에게 힘을 주실 분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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