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이 심한 동생이 있다. 비염이 심한데다가 시끄러운 직장 동료가 있다. 게다가 난 성격이 괴팍해서 소음에 민감하다. 그래서 생활소음을 차단하려고 갖은 방법을 강구했다. 덕분에 꽤 많은 시간과 노력과 금전이 들어갔지만 결국에는 성공했기에 그 과정을 기록한다.
1. 소음의 원인을 제거하라.
하나뿐인 여동생을 치워버릴 수는 없는 노릇, 게다가 직장 동료는 내 상사였다. 그래서 이 방법은 쓸 수 없었다.
2. 소음을 참아라.
이게 참아지면 애초에 문제를 삼지도 않았다. 각하!
3. 귀를 막아라.
이 글이 써진 취지이다. 그러니까 생활소음을 차단하는데 귀마개와 음향기기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맨 처음 떠올린 방법은 이어폰 혹은 헤드폰이었다.
하지만 귀마개는 아무리 차음성능이 좋다 하더라도 새어들어오는 소리가 생기기 마련이고,
어중간한 차음이라면 작음 소리에 더 민감해지는 경향이 있었기에 때문에
이어폰(+음악)으로 약간의 차음성능과 외부소음을 막아보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사용했던 순서대로 음향기기를 나열해 보겠다.
Jaybird BlueBudsX
마지막으로 정착한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20만원대의 짱짱한 가격답게 착용감과 음질 또한 훌륭하다.
'극한 상황의 아웃도어'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서 운동할 때도 사용할 수 있다는 최고의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귓바퀴 안쪽에 딱 끼워지는 구조탓에 오래 착용하면 귓바퀴가 살살 아파온는 단점이 공존한다.
사용시간은 완전방전에서 2시간이면 완충, 7~8시간 쓸 수 있다.
귀에 밀착되는 구조상 상당한 차음 성능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외부의 소리를 완전히 차단하기 때문에 공격(!?)에 취약해진다.
페니왕 3003
연예인 헤드폰으로 유명하다. 음질과 노캔 성능도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훌륭하다고 할 수도 없는 어중간한 가성비(30만원대)다.
게다가 머리가 크면 착용했을 때 상당히 추해지고, 조여오는 머리가 아프다는 최악의 단점 덕분에 있어도 잘 안쓴다. 계륵이랄까?
BOSE QC20
QC20과 QC20i 두가지 모델이 있는데, i 모델이 아이폰은 리모컨을 지원할 뿐, 기본적인 성능은 동일하다.
50만원대의 가격이 상당히 부담스러웠지만 막상 써보면 비싼 까닭을 납득할 수 있는 명기이다.
(여담으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켠 순간 주변이 고요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착용감 또한 훌륭하다. 차음이 100% 되는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노캔이라는 신박한 기술로 외부 소음을 걸러낸다.
특히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대부분 잘라내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비염+소음 유발자를 상큼하게 무시할 수 있게 해준다.
귀에 거슬리지 않는 소리는 대부분 통과시키기 때문에 일상적인 대화나 생활을 하는게 불편하지 않다는게 또 하나의 장점이다.
SONY MDR-1000X & SONY WH-1000XM2
소니에서 노캔('노이즈 컨트롤'이라고 부르고 싶은듯)에 중점을 두고 개발한 오버이어 밀폐형 노이즈캔슬링 헤드폰.
발매당시 40만원에 육박하는 미친 가격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지만 머리에 뒤집어쓴 순간, 모든걸 잊었다.
보스와 맞먹는 성능을 발휘한다. 더욱이 여러가지 편의기능(말소리만 남기는 앰비언스 사운드, 노캔 최적화 등)이 유용하다.
2단으로 접히는 힌지 구조인 탓에 휴대성은 좋지만, 그만큼 구조적으로 약한게 흠이다.
게다가 1년 A/S기간이 끝날 경우, 수리비용이 새제품 가격에 엇비슷하게 나와서 부서지면 망한다.
난 1000X에 대단히 만족했기 때문에 고민없이 1000XM2로 갈아탔고, 향상된 편의기능 때문에 대체적으로 만족한다.
노이즈 캔슬레이션(노이즈 캔슬링) http://soryro.tistory.com/187
노이즈 캔슬레이션(Noise Cancellation = NC)은 말 그대로 소음감쇄 또는 소음상쇄를 의미하는 것으로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 또는, 노이즈 리덕션(Noise reduction)과 같은 뜻이다. 소음감쇄의 방법에는 일반적으로 수동적 감쇄법(Passive NC = PNC)과 능동적 감쇄법(Active NC = ANC)이 있다. PNC는 보통 흡음재를 사용해 소음을 흡수하여 감쇄시키거나 방음벽 등으로 소음을 차단시켜 감쇄시키는 방법으로서 이어폰과 헤드폰에서는 이어팁이나 이어패드로 소음을 차단시키는 것에 해당된다. 이와 달리 ANC는 소음을 다른 소음으로 상쇄시키는 방법을 전체적으로 일컷는다.
ANC(Active Noise Cancellation) 원리
ANC는 1950년대에 영국에서 개발된 소음상쇄 방법으로서 적용범위가 매우 제한적이었으나, 근래에 이어폰이나 헤드폰 같은 모바일 오디오(mobile audio)에 적용하므로써 크게 각광받는 기술이 되었다. 아무튼 ANC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파동의 중첩의 원리와 간섭성을 이해해야 한다.
[그림 1] 중첩의 원리
파동의 중첩의 원리(principle of superposition)를 설명하기 위해 [그림1]을 주었다. 각 각의 방향에서 입사하는 두 개의 A, B 파동이 P점에서 만나면 두 파동은 겹쳐진다. 다시말해서 두 개 파동의 각 각의 진폭(Amplitude)이 더해진 진폭을 갖는 파동이 P점에 만들어진다. 그런 다음 각 각의 A, B 파동은 원래의 진행방향으로 각자 진행해 간다. 이때 진행 방향뿐만 아니라 각 파동의 진폭이나 파장도 언제 두 파동이 만났느냐는 듯이 아무런 변화없이 원래 A, B 파동이 각자 갖고 있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한채 진행한다. 이런 파동의 만남의 특성을 중첩의 원리라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파동의 중첩원리는 파도이다. 큰 파도가 칠 때 그 표면이 아주 매끄러운 파도는 없다. 다른 수많은 물결파가 중첩되어 표면이 거칠게 돌기가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무튼 P점에서 두 개의 파동이 만나면 A, B 진폭의 합의 진폭을 갖고, 여러 파동이 만나면 그 여러 파동의 진폭의 합을 갖는 이 현상을 파동의 간섭(Interference)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파동의 중첩원리는 파동이 만났다 헤어질 때 변화가 없다는 의미가 중요 개념이며, 간섭은 파동의 만남이 있을 때 진폭이 그 합으로 주어진다는 개념이 중요하다.
[그림 2] 파동의 간섭(A, B의 진폭이 동일할 경우)
[그림2]에 두 개의 파동이 간섭하는 다양한 만남중에 특별한 두 만남의 경우를 도시했다. 즉, P점에서 두 파동이 만날 때 매질입자의 변위(Displacement)가 같은 방향으로 만나면 같은 방향으로 진폭의 합과 같은 변위를 갖고, 변위가 반대 방향으로 만나면 절대값이 큰 쪽으로 진폭의 차이 만한 변위를 갖도록 간섭한다. [그림2]에서와 같이 진폭의 크기가 같은 두 개의 파동이 간섭하는 경우에는 마루+마루, 골+골이 만나는 특별한 경우는 진폭이 두배가 되며 마루+골로 만나는 경우(반대위상 또는 180도 위상차로 간섭)는 파동이 없는 것처럼 진폭이 0이 된다. ANC는 바로 이런 상쇄간섭의 효과를 이용하여 소음을 감쇄시키는 것이다.
[그림 3] NC 헤드폰의 ANC 원리도
[그림3]에 NC이어폰(Earphone)이나 NC헤드폰(Headphone)의 ANC 원리도를 주었다. [그림3]의 NC헤드폰은 Mic.를 통해 들어온 노이즈신호를 귀쪽의 스피커로 보내 재생시키는 방식으로 Feed-forward방식이고, 이와 다른 방법으로는 Mic.를 스피커 앞에 위치시키는 Feed-back 방식도 있다. 아무튼 어떤 방식이던지간에 노이즈신호를 Mic.로 전기신호로 변환하여 전자회로를 통과시켜 증폭하되, 고막위치에서 원래 노이즈와 똑같은 진폭을 갖고 위상이 180도로 전환된 소리가 스피커에서 발생하도록 한다. 그러면 고막위치에서 원 노이즈와 스피커에서 재 발생시킨 위상반전된 노이즈가 만나서 상쇄간섭을 하기 때문에 NC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NC이어폰이나 NC헤드폰의 NC효과는 평균적인 고막의 깊이에 맞춰 튜닝(Tuning) 되었기 떄문에 사람마다 약간씩의 차이를 느낄 수 밖에 없으며, 특정 주파수 범위의 노이즈만을 상쇄시킬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보통의 NC 이어폰 및 헤드폰은 비행기나 전철, 버스 등의 소음 주파수(250~350Hz)에 맞춰 튜닝되어 있다. [그림4]에 NC헤드폰의 NC효과를 보여주는 그래프를 주었다. 이 제품의 NC 중심주파수는 120Hz이며 NC성능은 약 27dB로서 120Hz의 언저리 소음 레벨을 25dB이나 감소시킨다.
[그림 4] NC효과를 보여주는 그래프(NC 중심주파수를 120Hz, 약 27dB 소음상쇄)
NC헤드폰은 미국의 BOSE음향회사의 회장인 인도계 BOSE박사가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가던 중에 비행기소음 때문에 음악을 제대로 들을 수 없음을 알고, 비행기소음을 상쇄시키는 헤드폰개발의 필요성을 느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그 이후로 NC용 집적회로(IC:Integrated Circuit) 칩(Chip)도 개발 생산되고 있으며, 특히 디지탈 ANC칩을 이용하여 고가의 NC용 이어폰, 헤드폰을 국내외 굴지의 각 음향회사(크레신, BOSE, SONY)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