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식 (지은이) | 김영사 | 2017-02-10


2017년의 대한민국은 몹시도 시끄럽다. 재미나게 돌아가는 정치판 덕분에 드라마보다 뉴스가 더 재밌다는 판국이라 웃음이 나온다. 그런 도중에 지금까지 대한민국에는 도대체 어떤 대통령들이 있었나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냥 단순한 의문일 뿐이었지만, 이 책을 읽는 도중에 참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지금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기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덕분에 섬찟한 기분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느낀 바가 있다는 것은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맘에 들었던 구절 몇가지를 끄적여본다.


박정희 - 가난이라는 '병'을 수술하라 / 164p  피상적으로 보면 만주군→독립군→국군→남로당→전향이라는 기회주의저거 행보를 해온 듯 보이지만, 다수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는 불합리한 현실을 바꾸어야 하는데, 그 현실을 바꾸기 위한 히을 가져야 한다는 노선에서 그는 한 발자국도 벗어난 일이 없었던 것이다. … 다시 말해 그는 처음부터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고 공산부의자가 될 수도 없는 사람이었다.


전두환 - 5공은 3공의 모조품? / 264p 레이건의 푸대접 … 그러나 대접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미국의 공개적인 '승인'이었다. 그러나 이를 얻어내는 데는 상응하는 대가가 뒤따랐다. 당시 알렌산더 헤이그 국무장관과 노신영 외무장관 사이에 오간 그 대가의 내용은 ① 박정의 시대부터 추진해오던 핵개발의 포기 ② 박정희 시대부터 개발해오던 핵미사일의 폐기 ③ 미국무기(F-16 및 호크미사일 등)의 구매 ④ 미국산 쌀의 추가구입 등이었다.

한국의 전두환 대통령은 참으로 불가사의한 인물이다. 그는 재임기간에 성장·물가·국제지수란즌 경제정책의 3대 목표를 한꺼번에 달성한 대통령이었다. 많은 나라의 지도자들이 한 마리의 토끼도 제대로 못 잡아 절절매는 판에 그는 세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은 것이다. 그런데로 희한한 것은 이같이 경이로운 업적을 쌓았음에도 그만큼 국민들에게 인기 없는 대통령은 일찍이 없었다는 점이다. 


김영삼 - 문민정부의 개혁과 실책 / 362p  IMF사태의 직접적 원인은 OECD 가입을 앞당기기 위해 금융시장을 자유화하면서 그 일환으로 설립된 24개의 종금사가 단기외채를 끌어다 썼기 때문이라지만, 유권자들은 모든 일을 맡긴 대통령의 위기관리능력 부족을 절감하고 있었다.


노무현 -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 412p  한 여공 출신이 '그 시절 당신은 우리들의 유일한 빽이었는데, 공돌이 공순이 편을 들어주는 가장 직책 높은 사람이었는데, 당신이 있어 우린 수갑을 차고도 당당할 수 있었는데……" 하고 추모의 글을 남길 만큼 노동자의 아픔에 깊은 애정을 보였다. 이 무렵 그는 부조리를 자르는 정의의 칼이 되어 있었다.


두 가지 질문 / 543p  첫째, 당신은 왜 대통령이 되고 싶은가? 둘째, 당신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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