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 남매가 판타지 세계를 정복한다는데요
카미야 유우 지음 │ 카미야 유우 일러스트│ 김완 옮김
33p
【너의는 그 세계를 어떻게 생각해? 즐거워? 살아가기는 편해?】
그 문장에 분노도 잊고 여동생과 얼굴을 마주 보았다.
새삼 확인할 필요도 없다. 답은 이미 두 사람의 머리속에 있었으니까.
……규칙도 목적도 뚜렷하지 않은 재미없는 게임.
70억이나 도는 플레이어가 제멋대로 턴을 진행하며 지나치게 이기면 패널티를 받고,
──머리가 좋기 때문에 이해받지 못해 고립되고 왕따를 당했던 동생.
지나치게 저도 패널티를 받는다.
──낙제를 거듭해 교사에게, 부모에게 꾸중을 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오빠.
패스할 권리는 없으며,
──잠자코 있으면 더욱 가속되는 따돌림.
쓸데없는 소리를 하면 너무 파고든다고 경원시된다.
──진의를 너무 잘 읽어서, 지나치게 적확해서 경원시되었다.
목적도 알 수 없고, 패러미터도 존재하지 않으며, 장르조차도 불분명.
정해진 규칙을 따라도 패널티를 받으며──무엇보다 규칙을 무시한 놈이 으스대며 남의 위에 선다──.
이딴 망게임에 비하면, 어떤 게임이라도──간단하기 그지 없었다.
189p
" 야 쌍년."
"──그건…… 내게 한 말인가?"
"엘프님에게 구멍이란 구멍은 모조리 팔아 손에 넣은 이 속임수를 판째 엎어버릴 테니까, 사과할 말이나 생각해 놔라.
──내 동생을 울린 대가가 얼마나 비싼지 깨닫게 해 주나, 창녀야."
195p
"고금동서 압정으로 자신의 군대를 움직이는 왕이 현왕이었던 적은 없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은 정의를 위해서만 싸우는 법──. 또한 이 세계에 절대적인 정의는 단 한 가지뿐이다.
평소에는 기력이 없는 듯 눈을 반쯤 감고 있는 여동생이.
어리둥절해 눈을 크게 뜨는 사태의 연속.
그 얼굴을──눈을 활짝 뜬,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매료될 미소녀의 얼굴을 드러내며.
"전군, 여왕의 어전이다! 네놈들이 남자라면 더 이상 이 눈동자에 눈물이 차오르게 하지 마라!"
──호응하듯.
다시 체스보드에서, 테이블을 뒤흔드는 포효가 터져 나왔다.
"──그렇다……. 귀여움은 세상의 유일한 정의다."
무릎 위의 여동생을 안고 대담하게 단언하는 소라에게.
체스보드만이 호응해 성내의 분위기와는 엄청난 온도 차이를 낳았지만──상관하지 않는다.
전쟁이란 것을 모르는 이 세계 사람들은 알 리가 없을 테니까.
──남자가 목숨을 바쳐 싸우는 목적이란, 어느 세계나 다를 바 없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이며.
사랑하는 자의 눈을 끌 명예를 위해서이며.
까놓고,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즉, 에로스를 위해…… 그 한마디로 귀결되는 것이다.
271p
"어때, 내 세계는? 마음에 들었어?"
"그래, 아주 센스 좋던데, 우리 세계의 방관주의자 하느님도 좀 본받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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