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몸서리를 치며 악몽에서 깬 적이 있었다. 차디찬 공포의 감정과 함께 한마디 내뱉은 말만이 남아있을 뿐 무슨 꿈이었는지 정확한 기억은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선명하게 뇌리에 새겨진 한마디의 절규.

"엄마, 날 버리지 말아주세요."

( =ㅅ=);; 응?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자동차사고 => 금 간 척추 & 뇌손상 => 종합병원 이송 => 회복 도중 발작 => 정신병원 감금. 멋진 콤비네이션 연계기 덕분에 나락의 끝을 경험해 본 나이기에 무슨 꿈이었을지 짐작은 가는 바이지만, 멀쩡해진 지금 그런 꿈을 꾸었다는걸 나는 도대체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까? 아직 회복이 덜 되었다는걸까? 아니면 다시금 발작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전조? 예고? 경고?

대부분의 것들을 놓아버렸기에 최악의 상황이 되더라도 더이상 큰 걱정거리는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말이다. 지금? 왜 나일까?
지극히 평범했던 유년기, 나름 발랄했던 소년기,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청소년기 그리고 지금 미쳐버린 청년기.

신을 믿는 나이기에 하나님에게 묻고 싶다. 
하나님.. 왜 저인가요?  도대체 나에게 뭘 바라는 건가요? 저에게 더 이상 빼앗아 갈 것이 남아있다는 건가요? 제가 욕심쟁이였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아니 대부분의 것들을 떨쳐버린 지금도 저는 여전히 욕심쟁이입니다. 하지만 그게 잘못인가요? 저를 그렇게 만든 것은 하나님 당신입니다. 제 선택지에 if가 없었다는 것은 당신이 더 잘 아실 것 아닙니까. 더 이상 저에게 고민을 안겨주지 말아주세요. 왜 미쳐있었던 절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만큼 회복시켜 주신 겁니까… 이럴꺼였으면 차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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