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병실옆에 놓여있는 코인컴퓨터 (500원에 10분던가?) 로 끄적였던 글이다. 쓰다만걸로 기억하는데...
느낌을 살리려고 그냥 발행한다.

출처: 내 머릿속의 지우개


자동차 사고로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내리꽂았다.

단지 스쿠터를 타고 알바하러 가고 있었을 뿐, 과속한 대리운전 차량에 냅다 치여서 공중 3회전을 한 후에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내리꽂았고 곧 의식을 잃었다. 덕분에 지금 나에게는 사고의 기억이 전혀 없다. 죽음의 순간(!?) 찰나에 스치는 인생의 파노라마를 꼭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그 기억이 전혀 없어서 살짝 아쉽지만, 죽을만큼 아팠을텐데 기억하지 못하는게 다행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쨋든간에 난 의식불명에 빠져들었고, 의사는 울엄마에게 "얘는 이제 눈 못뜨니까 집에 가셔서 마음을 추스리세요." 라고 했댄다.
하지만 보름의 시간이 흐르고 난 눈을 떳고, 비몽사몽간에 목의 통증을 호소해서 엑스레이 촬영을 해보니 목뼈(경추2,3번)에 금이 쩌~적 가 있다는걸 발견했다. 


병원에서는 차가운 냄새가 난다.
차가운 에어컨의 냉매에서 흘러나오는 냄새, 눅눅한 지하식당에서 슬금슬금 올라오는 환자식을 짓는 냄새, 지독한 농도로 코가 마비되어버릴것 같은 소독약 냄새, 끊어질듯 풍겨나오는 (최소한의 미용을 위해서) 간호사들이 바르는 로션의 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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