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는 제작년 자동차 사고로 꽤 심각한 뇌손상을 입었습니다.
지금처럼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게 '기적'이라 불릴 정도로 말이죠.

낮에는 학교, 밤에는 알바 …의 이중생활을 영위할 정도로 [웃음] 나름 알차게 지내고 있습니다만
후유증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는게 당연하달까? 불행중 다행이랄까? 못내 아쉬운 점이랄까?

그중 대표적인 증상이 '조울증' 입니다. 심한건 아니지만, 반복되는 기분의 UP&DOWN은 가끔 아무를 당황케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증상이 지금 하려는 이야기인 '기억력&집중력 감퇴'입니다. 마찬가지로 심한건 아니지만 이건 조금 심하게 힘들 정도입니다.

자랑입니다만 ^^;; 이전의 아무는 살짝 천재였습니다. 오로지 애니메이션 시청만으로 일본어를 터득했다면 믿으시겠어요? 병적인 기억력으로 한번 보았던 시나리오(영화,소설 등등)를 정확하게 그리고 자세하게 술~술~ 읊을 수 있었고, 독후감 숙제같은걸 쓰면서 책을 두 번 읽어본 적도, '무슨 이야기였지?' 하면서 다시 펼쳐본 적도 없였습니다. 공부라는 것은 학교에서 하는 것이지 집에서 하는게 아니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항상 상위권을 유지했을 정도입니다. (죄송합니다;; 자랑 맞습니다. 거기 돌 집어던지지 마세요;;)

하지만 정신과 의사의 말처럼 기억의 상당량이 소실되면서 기억력 또한 상당 수준 떨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집중력도 떨어졌지요. 이것도 자랑이 되겠지만, 여성 이상으로 멀티태스킹(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처리하는)능력이 뛰어나서 음악들으면서 공부하면서 수다를 떨어도 세가지 모두 문제가 없었던 과거를 전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한번에 한가지 이상의 일을 처리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한번에 두가지 일을 하려고 시도하면 둘다 실패, 다시 한가지로 돌아가려해도 꽤 오랫동안 멈칫~ 거리게 되는 아방한 아무가 되어버렸습니다. 남들이 보면 별탈 없어 보이겠지만, 저에게는 이게 상당한 스트레스가 됩니다. 안죽었으면서 무슨 욕심이 그렇게 많냐고 하시겟지만, 과거를 떠올리며 손을 뻗은 일에 실패했을 때의 그 좌절감과 허무감을 겪어보지 않은 분이라면 모를 겁니다.

꽤 많은 부분 회복했지만, 저런 후유증 아닌 후유증은 어떻게 고칠 수 없더군요. 인간의 뇌는 신비하기에 노력하면 충분히 다른 부분으로 동일한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만으로 버텨내는 요즘이지만, 솔직히 많이 힘듭니다. 혹시 저 같이 사고 후유증(기억력 부분)으로 고생하시는 분 계신가요? 서로 신세한탄&정보교환 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전혀 상관없지만, 그냥 글만 쓰기는 뻘쭘해서 첨부햇습니다. ^^;; <히어로즈>의 치어걸 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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