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마켓과 블랙마켓에 대한 짧은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아무(본인)은 흔히 말하는 오타쿠라는 종족의 인간이다. 심한 것은 아니지만, 오로지 애니메이션 만으로 일본어 회화를 깨우쳐 직접 자막을 생산할 정도의 전적이 있었으니 뭐 오타쿠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쨋든 하고 싶은 말을 늘어놓자면…

한국 오타쿠와 일본 오타쿠의 차이점 중 하나가 문화매체를 개인이 소장하려는 경향에 있다는 것이다. 이게 오타쿠에게 한정된 것은 아니며 한국의 평범한 사람들도 소프트웨어(프로그램,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재산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게 사실이다. 덕분에 삼성이나 현대처럼 기계를 만드는 기업은 엄청나게 커졌지만, 안철수 연구소나 한글과 컴퓨터 같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은 어느정도 이상 커지지 못하는게 우리네 형편이다. 물론 그런 환경이 만들어진데는 여러가지 사정이 있다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값을 지불한다는 개념은 아직까지도 한국 국민들의 뇌리에 밖히지 못한 것 같다.

그나마 아이폰&안드로이드 어플마켓이 큰 공헌을 해서 인식이 많이 양호해졌다랄까? 어찌할 수 없는 대부분의 거지근성은 여전하다. 공짜홀릭이 뼛속까지 물들었고 그리하여 만들어진 것이 안드로이드 블랙마켓.

유료 어플리케이션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매력적인 선택지를 두고 양심을 선택할 만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기기종속적인 한국 스맛폰 시장탓으로 아무처럼 어쩔 수 없이 불법을 자행하는 이도 있지만, 어렵고 비싼 합법과 쉽고 값싼 불법중에서, 불법을 고른다고해서 비판할 수 있는 이는 또 몇이나 될까? 블랙마켓, 그러니까 불법 어플리케이션 시장을 옹호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말이다. 한 번 다시 생각해보자. 눈앞의 사탕을 입에 넣기보다 한걸음 더 멀리 있는 사과를 선택한다면 건강에 좀 더 이롭지 않을까? 개발자는 개발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좀 더 열심을 다하며 사용자의 의견에 귀기울일 것이고, 또 사용자는 지속적인 유지관리(업데이트)와 의견이 쉽게 수리되는 피드백 시스템 덕분에 좀 더 편리한 환경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한국 시장을, 그런 이상적인 한국의 소프트웨어 환경을 희망한다. 그런 핑계로 불법 어플리케이션으로 자꾸만 다가가는 눈길을 붙잡고 오늘도 마켓에서 쓸만한 어플을 향해 신용카드를 긁어댄다. 뭐 그런 잡다한 생각을 하는 오늘이다.

출처: 내 머릿속의 지우개

p.s. 옵티머스Q 라는 불새출의 명기를 사용하면서 해온 잡다한 작업을 매주 하나씩 차근차근 정리할 계획이다. 딱히 시기순은 아니고 생각나는데로 적은 것이기 때문에 그저 기록에 불과할 수도 있으니 관심없는 사람은 바로 Alt +F4 를 누르기 바란다. 


주1) 옵큐: Optimus Q, LG에서 제조단가를 무시한채 심혈을 기울여 만든 쿼티자판 안드로이드폰. 발매 1년만에 생산중지된 비운의 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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